#카카오모빌리티 #전사전략 #단계별구조화 #성과관리

오픈이노베이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저희는 꾸준히 오픈이노베이션과 관련된 다양한 전략과 사례를 공유하며, 왜 오픈이노베이션이 필요한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실행에 들어가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것이 현실입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고민일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고 보다 현실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2024년 처음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례를 살펴보려 합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팀이 어떻게 첫발을 내디뎠는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고, 어떻게 성과를 만들어냈는지를 분석하면서,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핵심 요소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특히, ① 오픈이노베이션의 단계를 구조화하고 단계별로 접근하기, ② 전략적으로 열린 시야를 갖고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 ③ 프로젝트 매니징 관점에서 확실한 실행력을 확보하기라는 세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정리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을 처음 시작하려는 많은 팀들에게 유의미한 인사이트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오픈이노베이션 수준별 내부 자원 및 조직 활용의 단계적 접근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부 오픈이노베이션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명확한 단계적 접근을 취했습니다. 현재 우리의 자원, 조직 구조, 실행 역량이 어떠한지를 인지하고, 앞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의 성숙도를 체계적으로 높이며 확장하기 위한 단계별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각 단계는 R&R(역할과 책임), 추가 예산, 투자 구조를 중심으로 세분화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조직 내외부의 역량을 점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먼저 0단계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초기 상태로, 체계적인 조직 구조나 명확한 자원이 없는 상태에서 실행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특정 전담 부서 없이, 수시 또는 수명 업무로 프로젝트가 수행됩니다. 이는 조직 내 오픈이노베이션 필요성을 인식하고, 초기 아이디어를 시험하며 경험을 축적하는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단계의 주요 목적은 조직 내 혁신 문화와 열린 사고를 심는 것입니다.

1단계로 진입하면, 오픈이노베이션을 풀타임으로 수행할 전담 인력이 배치됩니다. 그러나 예산이나 투자 지원 없이 기본적인 실행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소규모의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내부의 긍정적 평가와 피드백을 얻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 과정에서 활용하기 좋은 방식이 정부에서 지원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https://oimarket.kr/ondemand)

2단계는 전담 팀을 구성하여 더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실행이 가능한 단계입니다. 추가 예산도 제한적으로 지원되며, 개념 검증(PoC)을 통해 기술이나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검증합니다. 투자도 비공식적으로 진행될 수 있으나, 이 단계에서는 정식 CVC를 설립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조직 내에서 혁신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효과를 검증하며, 그룹 전체의 실행 역량을 강화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 3단계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완전한 실행 단계로, 본부 수준으로 격상된 조직과 다수의 예산, 정식 CVC를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까지 수행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기업의 주요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으며, 내부 혁신과 외부 협력의 균형을 이루게 됩니다. 현대자동차그룹, 호반건설, LG그룹 등이 이 모델을 채택하여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단계적 접근을 통해 2024년에 성공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시작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단계이지만 오픈이노베이션에 진심인 기획팀의 인력들이 일단 시작하면서 정부에서 주관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으며, 그 결과 성공적으로 1단계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전략적 열린 관점 : OI는 꼭 하나의 스타트업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단순히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먼저 기업의 전략적 과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며, 그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이나 역량을 디테일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오픈이노베이션을 실행함에 있어, 단일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넘어 다각적인 협력 모델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법은 오픈이노베이션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하며,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합하여 전략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에너지 효율 혁신이라는 과제를 설정하고, 이를 세부 기술 요구사항으로 세분화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주행 중 에너지 절감을 위한 기술, 탄소 배출량 측정 및 저감 방안, 데이터 기반의 에너지 관리 솔루션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였습니다.

이후,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행할 요소와 외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할 요소를 구분하였습니다. 외부 기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협력을 추진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더감'이라는 스타트업과 협업하였으며, 더감의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실증하고 증빙 가능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단일 스타트업에 의존하지 않고 다수의 스타트업과 협력을 병행했다는 점입니다. 더감과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 에너지 절감 솔루션을 검증한 후, 탄소 배출 측정 기술을 보유한 새로운 스타트업을 발굴하여 추가 과제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하나의 기술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체 과제를 통합적으로 바라보며 다양한 기술적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처럼 기업이 한 스타트업에만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프로젝트별로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는가’에 집중하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면, 장기적으로 스타트업 풀(pool)이 커집니다. 그리고 이런 풀을 제대로 관리하면, 새로운 과제나 기회가 생겼을 때 바로 해당 역량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러한 다각적 협력을 통해 6개 기관과 11개 과제를 수행하며, 다수의 성공 사례를 창출하였습니다. 이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단순한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열린 태도는 기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장기적인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 OI를 추진하는 기업은 PM이 되어야 한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 스타트업, 지자체, 정부기관, 학계, 연구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히는 복잡한 협력 과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프로젝트를 성사시키고 실증 결과를 사업화로 연계하려면, 대외 협력, 투자, 법·제도적 이슈 해결 등 다각적인 조율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모빌리티 산업은 도로, 충전 인프라, 차량 관리 등 공공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지자체나 정부기관의 협조 없이는 실증을 진행하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주자치도와 협력하여 전기차 에너지 효율 연구를 진행한 사례가 좋은 예입니다. 전기차 실증 프로젝트는 충전 인프라 구축, 도로 주행 데이터 확보, 환경 영향 분석 등 지자체의 협력이 필수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중심이 되어 지자체와 스타트업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필요한 인프라와 데이터 접근 권한을 확보하여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PM(Project Manager)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가장 많은 동기를 가진 주체가 주도해야 한다는 원칙을 의미합니다. 스타트업은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규제 및 인프라 측면에서 지원하며, 기업이 일정 관리, 투자 계획, 후속 사업으로의 확장까지 총괄해야 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주도와 협력하여 얻은 성과에는 공동특허 출원, 투자 검토, 향후 2025년도 과제 논의 등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행정적 이슈를 사전에 조율하고, 스타트업 기술의 타당성을 검증하며, 미래 사업화를 위한 시뮬레이션과 연구를 병행해야 했습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일정 관리, 이해관계자 설득, 예산 집행, 법률 검토 등 세부적인 요소까지 체계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즉, 오픈이노베이션은 단순한 협업 선언을 넘어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이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주도하며, 예상되는 장애물을 사전에 식별하고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결국 “일은 저절로 진행되지 않는다. 세부적으로 조율하고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교훈은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의 성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이노베이션, 지속 가능한 혁신을 위한 전략적 접근

오픈이노베이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사례는 이를 단계적 접근, 다각적 협력, 그리고 기업 주도적 실행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통해 효과적으로 실현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오픈이노베이션은 점진적 확장이 필요합니다. 내부 자원과 조직의 역량을 고려해 0단계에서 3단계까지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은 기업이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지속 가능한 혁신을 실행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둘째, 하나의 스타트업에 의존하지 않는 열린 협력 전략이 중요합니다. 전략적 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하며, 장기적으로 스타트업 풀(pool)을 구축하는 방식은 기술 융합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셋째, 기업이 PM 역할을 수행해야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기업이 일정 관리, 이해관계자 조율, 법·제도적 해결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결국, 오픈이노베이션은 단발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새로운 협력 기회를 창출하고, 기술과 사업 모델을 확장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이를 장기적인 전략으로 실행하는 기업만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혁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기내용은 2024년 민관협력 오픈이노베이션 지원사업 수요기업 간담회 및 2025년도 사업설명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고경선 부장님이 공유해주신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구독하기
오픈이노베이션 진행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면? 문의하기
인사이트 시리즈 이전 글: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적용 전략 (feat. 호반그룹 Case)

[Insight #010] 두려움 없이 오픈이노베이션 시작하기 (Feat. 카카오모빌리티 Case)